<![CDATA[자유게시판]]> ko 2019-11-13 오후 4:31:59 13600 <![CDATA[[정연주]검찰이 합심해 똘똘 만 정경심 교수? 나는 '전리품'(오마이)]]> 검찰이 합심해 똘똘 만 정경심 교수? 나는 '전리품'이었다[정연주의 한국언론 묵시록 ⑥] 검찰은 어떻게 죄를 '만드는가' 3

19.11.13 07:41l최종 업데이트 19.11.13 07:41l 정연주(jung46)

저널리스트로 평생을 살아온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격주 수요일 '정연주의 한국언론 묵시록'으로 여러분을 찾아간다. 이 연재는 한국 언론에 대한 고발이자, 몸으로 경험한 '한국 언론 50년의 역사'다. [편집자말]
 
 정연주 전 KBS사장이 제46주년 방송의 날인 2009년 9월 3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열리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서명운동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 참석했다. 서명대 주위 가로수에는 정연주 전 사장이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시절 최초로 사용한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단어가 포함된 구호가 붙어 있다.
 정연주 전 KBS사장이 제46주년 방송의 날인 2009년 9월 3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열리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서명운동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 참석했다. 서명대 주위 가로수에는 정연주 전 사장이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시절 최초로 사용한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단어가 포함된 구호가 붙어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검찰에게 정의나 공익이란 없어. 우리의 민주주의가 경각에 걸리거나 말거나, 남의 인생이 망가지거나 말거나지. 오직 그들의 전리품을 위해서 움직일 뿐야."

검사 출신의 이연주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남긴 말이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검찰의 사건 만들기 과정을 김밥 만드는 것에 빗대어 '사건을 말다'라는 표현을 썼다. 검사들이 그렇게 부르는 모양인지 "사건 잘 말았다"라거나 "사건이 똘똘 잘 말려 있다"는 표현을 썼다. 그래서 "안 되는 사건을 억지로 엮었으니 김밥 옆구리 터지지 않게 조심해야 하겠지"라고 검사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고, "검찰이 합심해서 똘똘 만 정경심 교수는 어쩔 도리가 있었겠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검찰이 사건을 '말아가는' 과정에서 필연코 그들이 필요한 내용만 취사선택하기 마련이다. 검찰이 오로지 그들의 전리품을 위해 사건을 만드는 취사선택의 내막을 이연주 변호사는 안태근 전 검찰국장(서지현 검사 성추행 뒤 인사보복 혐의로 1심에서 2년 실형 선고, 법정 구속)의 발언을 빌려 설명했다. 안태근 전 검찰국장조차 자신의 형사사건 때 "밀행적으로 진행되는 수사 절차에서는 검사의 의도에 맞춰 질문과 답변, 조서 내용의 정리가 행해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사의 의도'에 맞춰 필요한 내용 취사선택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이 '밀행적으로 진행되는 수사절차'에서 '검사의 의도'에 맞춰 취사선택을 하는 사례는 < PD수첩 > 사건의 무혐의를 주장하다 수사라인에서 제외되고 결국 검찰을 떠난 임수빈 변호사의 저서 <검찰은 문관이다>에 자세하게 나온다. 한명숙 전 총리의 2차 사건 때 핵심 증인이었던 한만호 전 한신건영 사장에 대해 "검찰은 (그를) 수십 회 소환했지만 단 1회의 진술서와 5회의 진술 조서만 남아 있다"고 임 변호사는 언급한다. 수십 회나 불러다 조사를 해 놓고 '검사의 입맛'에 맞는 1회와 5회의 진술 조서만 증거로 남겼다는 뜻이다. 전형적인 취사선택인 셈인데, 범죄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져 갔던 것이다.

검찰이 배임으로 엮은 나의 사건은 지난 글(http://omn.kr/1lgat)에서 밝힌 대로 황당할 정도로 엉성했다. 이연주 변호사의 표현을 빌리면 '김밥을 잘못 말아서 옆구리가 다 터져버린 꼴'이다. 검찰의 주장과 논리는 오로지 한 쪽만 쳐다보면서 만들어 놓은 공소장이나 다름 없었다.

"검찰에게 정의나 공익이란 없어. 우리의 민주주의가 경각에 걸리거나 말거나, 남의 인생이 망가지거나 말거나지. 오직 그들의 전리품을 위해서 움직일 뿐야."

KBS 사장직 해임이라는, MB 정권이 절실하게 원했던 '전리품'을 얻기 위해 충성을 다한 정치검찰의 행태를 직접 겪어보니, 이연주 변호사의 저 말이 절절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민주주의가 경각에 걸리거나 말거나, 남의 인생이 망가지거나 말거나, 무죄가 나와도 좋으니 무조건 기소부터 하라는 집단 아닌가.

김밥 잘못 말아 옆구리 터진 꼴, 나의 배임 사건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정연주의 증언> 출판 기념 저자와의 대화 '이명박 정권은 왜 정연주를 제거하려 했는가?'가 열리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정연주의 증언> 출판 기념 저자와의 대화 "이명박 정권은 왜 정연주를 제거하려 했는가?"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내가 배임으로 기소된 날은 2008년 8월 20일이다. 수사기록으로 A4 용지 6천 쪽과 함께 날아온 공소장의 얼개는 대략 이러했다.
 
1. 1심 승소사건(17건 소송 가운데 KBS가 7승 9패, 미선고 1)은 상급심에서도 승소가 매우 유력하여 1심 승소금액을 모두 환급받을 수 있었다.
2. 그런데도 KBS의 재정적자로 인한 퇴진압박에서 벗어나고 또한 연임하려는 개인적 목적으로 서둘러 법원의 조정에 응했다.
3. 이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법률 검토도 없었다.
4. 국세청은 KBS의 특수성(수신료와 광고수입의 분리회계가 어렵다는 점)으로 인해 과세 기준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세금 재부과가 불가능하다.
5. 법원 조정으로 사건을 종결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국가에 취득하게 하고, 같은 금액의 재산상 피해를 KBS에 가하였다.

이런 엉성한 얼개를 가진 검찰 공소장의 실제 문장도 한심할 정도였다.
 
"공사(KBS 지칭)의 특수성으로 인해 추계조사 방법에 의한 세액 재산정 가능성도 거의 없어"
"당시 공사가 상급심에서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아"

검찰은 이렇게 '가능성도 거의 없어' '가능성이 매우 높아' 처럼 확률에 바탕을 두고, 내게 죄명도 무시무시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을 씌우고, 징역형 5년을 구형했다. 100% 확실한 근거에 의해서만 범죄가 구성되는 것인데도 검찰은 '가능성도 거의 없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등의 확률, 또는 심증으로 내게 죄를 덮어 씌웠던 것이다.

검찰·언론의 완벽한 앙상블
 
 2008년 7월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 "KBS 정연주씨, 사장 더 하려 국민에게 1500억 손해 끼쳤나">
 2008년 7월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 "KBS 정연주씨, 사장 더 하려 국민에게 1500억 손해 끼쳤나">
ⓒ 조선일보 지면
 
검찰이 나를 기소한 날은 앞에서 얘기한 대로 2008년 8월 20일이다. 그런데 기소하기 훨씬 전부터 언론은 검찰이 흘려준 피의사실을 근거로 나를 어마어마한 금액의 배임을 저지른 중범죄인,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웠다.

< 조선일보>는 기소되기 한 달 전인 7월 19일자 사설에서 아예 나를 배임 확정범으로 지목했다. "KBS 정연주씨, 사장 더 하려 국민에게 1500억 손해 끼쳤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씨의 행위는 국민에 대한 배임이다. 이런 사람을 어떻게 공영방송 사장 자리에 계속 놓아둘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7월 22일자 기사에서 "정사장, 자리 지키려 1784억 포기"라고 배임범으로 확정지었다. <동아일보>는 8월 14일 자 '배임 액수 너무 커 사기업 사장이면 구속감' 기사에서 구속을 당연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소도 되기 전에 이렇게 범죄를 저지른 인물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인격 살해의 죄를 언론은 서슴없이 저질렀다. 정치 검찰은 그들의 전리품을 위해 사건을 거침없이 만들고, 언론은 브레이크 없는 그 정치검찰의 범죄 만들기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은 검찰의 눈으로 사건을 보고, 검찰의 논리에 맞춰 사건을 해석하고, 검찰의 프레임 속에서 사건을 정리했다. 검언 복합체의 완벽한 앙상블이었다.

1심 재판은 2008년 10월 2일 열려 이듬해 8월 18일 판결 때까지 10개월 넘게 진행되었다. 20명의 증인을 상대로 한 심문이 있었고, 법정에 제출된 증거자료만도 6천 쪽에 이르는 검찰 수사기록에 더하여 변호인단의 증거자료까지 엄청난 양이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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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3 11:00:38
<![CDATA[“검찰개혁, 이번에도 쉽지 않아…총대 멜 사람 많지 않아”(고발)]]> “검찰개혁, 이번에도 쉽지 않아…총대 멜 사람 많지 않아”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414] 김필성 변호사
2019년 11월 12일 (화) 15:04:52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최근 우리 사회 최대 화두 중 하나는 검찰개혁이다. 주말이면 서울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검찰을 비판한다. 검찰개혁은 1990년대 문민정부부터 나온 주장이지만 지금처럼 국민의 관심이 높은 적이 있었나 싶다. 

그럼 이번에는 검찰개혁이 가능할까? 여기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지난 5일 법무법인 가로수의 김필성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김필성 변호사 <사진=이영광 기자>

-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보통 검찰개혁이라고 부르지만, 검찰과 경찰, 국정원이 맞물려 있어서 이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권력기관 개혁이라고 얘기해요. 권력 기관들의 개혁이 다 동시에 같이 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개혁 문제를 연구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인정합니다만, 잘 아시겠지만 제대로 개혁이 이루어진 적이 없죠. 그동안 개혁이 지지부진했던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이번에 국민이 검찰의 문제점을 보고 느끼면서 적어도 검찰 개혁은 꼭 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요.” 

“공수처, 검경·사법부 등 효과적 견제 위해 수사권·기소권 다 줘야”

- 그럼 지지부진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권력 기관을 개혁한다는 건 결국 그 기관의 권력에 도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시겠지만 노무현 대통령마저도 검찰의 정치적인 수사와 피의사실 공표 등 여론조작 결과 돌아가셨죠. 우리나라 검찰이 필요하다면 대통령마저 자살하도록 압박하는 권력으로 보인 겁니다. 그런 권력에 직접 도전해서, 이건 잘못됐으니 손 봐야 한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지지부진한 겁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누구든 고위층으로 올라가면 권력기관으로부터 도움 받을 일도 있고 부탁할 일도 있어서 어떤 식으로든 검찰 등 권력기관과 커넥션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검찰 개혁만 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만 경찰이나 국정원 같은 경우 정치인들에게 정보만 공유해줘도 정치인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권력기관과의 관계를 단호하게 끊고 접근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 정권도 지난 2년간 권력기관 개혁 문제에 대해 충분할 정도로 단호히 못 했는데요. 현 정권도 그런 식으로 얽혀 있는 관계를 끊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이런 현실이 검찰 개혁을 어렵게 만든 게 아닌가 합니다.”

- 어느 정도 정부 책임도 있다고 보시는지 아님. 다른 건가요?

“정부 책임이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옛날 군사정권 시절에는 검찰은 독재자들이 사용한 독재 수단 중 하나여서 그때 검찰을 견제한다는 게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검찰은 독재자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독재자들이 몰락하고 나니 권력기관을 더 이상 통제할 힘이 사라진 겁니다. 맹수의 목줄이 풀려버린 것이죠.

그렇지만 권력기관은 당연히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의해 국민의 통제를 받아야죠. 그런데 민주화 이후 정권들이 이 부분을 착각했습니다. 그동안 독재자들이 권력기관을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전횡한 것이 문제였으니 검찰에 개입하고 견제하는 것은 무조건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게 아니거든요. 독재자들이 자기들의 정권 유지를 위해서 전횡한 것이 문제이지 권력기관을 민주적 원리로 통제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한 일입니다.” 

- 검찰은 분명 행정부 외청이잖아요. 그럼 청와대가 컨트롤 해야지 않나요?

“청와대가 컨트롤 하는 게 맞죠.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부 수반이기 때문에, 국민의 위임에 따라 권력기관을 정당하게 통제할 의무가 있습니다. 물론 정권이 검찰이 편파적으로 수사하도록 개입한다거나 하면 문제이지만, 사실 정권이 행정작용에 부당하게 개입할 위험은 검찰이 아니라 어느 기관이든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권력기관 중 하나인 국세청이 편파적으로 세무조사를 할 수도 있고, 경찰이 편파적으로 경찰행정을 할 수도 있죠. 그런데 그렇게 편파적 행정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해서 청와대 등 인사권, 통제권을 가진 감독기관들이 행정부에 대한 통제를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죠. 오히려 그런 문제를 제대로 통제할 방법을 찾을 의무가 있습니다.

검찰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검찰청은 행정부의 외청이기 때문에 행정부 내에서 대통령 등 인사권자들과 국회 등의 통제를 당연히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제가 알기로는 감사원의 통제도 제대로 안 받거든요. 이건 명백히 잘못된 겁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정부와 청와대가 너무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 아닌가 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검찰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두 가지 주장이 대립하고 있어요. 그동안 주류를 이루었던 주장은 검찰이 정치검찰화된 것은 권력자들이 부당하게 쥐고 흔들었기 때문이므로, 검찰이 제대로 개혁되기 위해서는 검찰에게 독립성을 주고, 검찰에 개입하지 말아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죠.

반면 ‘아니다. 검찰도 행정부 소속이고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으니 권력 분립과 권력의 균형이 민주주의 원칙이니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당연히 검찰도 예외 없이 민주적 견제를 받아야 한다’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치권이 따른 주장은 전자예요. 국민들 역시 이 논란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막연히 전자가 옳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심지어 참여정부 때도 검찰을 견제하는 것은 검찰의 독립성을 흔드는 것이니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먹혔습니다. 참여정부 때 이루어진 몇 안 되는 검찰 개혁의 중요 내용 중 하나가 검찰 총장의 임기보장인데,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검찰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대통령의 인사권을 어느 정도 견제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문제는 참여정부의 검찰개혁에서 더 중요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는 전혀 고려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현 정권도 이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예를 들어 윤석열 총장이 수사를 정치적으로 한다는 의혹이 있고 국민이 이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정농단 때 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매주 촛불 집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윤석열 총장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는 전자의 논리에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별적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해서 검찰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인 원리에 의해서 통제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국세청의 세무조사 같은 것은 당연히 공정히 이뤄져야죠. 그렇지만 국세청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둬야 하고, 아무도 국세청을 견제하거나 통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검찰청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부조직법 등 법령 내에서 대통령이 인사권과 통제권 등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적절히 행사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런 걸 청와대가 너무 안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왜 하지 않느냐에 대한 비판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 검찰개혁 핵심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데 변호사님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의 핵심은 뭐라고 보세요?

“균형과 견제죠. 그게 민주주의 기본 원칙입니다. 지금 검찰의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검찰이 너무나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검찰의 권한을 나눠야 하고, 권한을 나눠가진 기관들끼리 서로 견제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아까 검찰만이 아니라 권력기관 전부를 같이 개혁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권력기관 개혁의 기본원칙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검찰 개혁의 경우 공수처를 설치해야 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경찰의 수사권을 독립시켜야 하는 겁니다.”

- 지금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수사권 조정을 하더라도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던데.

“현재 법안대로라면 검찰이 수사할 수 있습니다. 지금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공수처 법안이나 수사 기소 분리 법안이 많이 미흡한 것은 맞습니다만 처음부터 이상적으로 갈 수는 없어요. 일단 이런 식으로 첫발을 떼고 공수처가 설치되어 기본적인 견제와 균형의 구조가 만들어지면, 그다음부터 다시 정치적으로 설득하고 개혁해가며 나아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 두 개의 공수처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갔잖아요, 변호사님은 어떤 법안이 낫다고 보세요?

“두 법안의 차이가 실제로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민주당 안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바른미래당의 안은 공수처가 검찰이 가진 가장 중요한 권한 중 하나인 기소권을 상대적으로 견제하기 어렵게 되어 있어요. 기소를 위해서는 위원회 같은 걸 거쳐야 하는 등 기소권의 검찰 집중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공수처에 독자적인 기소권을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변호사님은 공수처에 수사권 기소권 다 줘야 한다고 보세요?

“네. 그래야 검찰과 경찰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공수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공수처에 두 권한을 동시에 주는 게 맞냐고 지적하는데,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조직이 갖는 게 무조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아무도 검찰을 견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개혁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복수의 기관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나눠 갖고, 그 기관들이 서로 견제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만들려는 거죠. 경찰과 검찰만으로는 서로 견제하는 것에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삼의 기관으로 공수처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 공수처가 검찰 경찰 및 그 외의 권력자들, 사법부의 고위공무원 등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한국당에서는 슈퍼 공수처로 만들면 누가 견제하냐고 하던데.

“검찰과 경찰, 특별검사 등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견제하고, 국회, 행정부, 법원이 통제합니다. 일단 공수처는 검찰, 경찰이 수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공수처가 잘못하면 검찰이 수사, 기소하면 됩니다. 경찰도 공수처를 수사할 수 있습니다. 한편 공수처가 설치되면 공수처는 검찰을 수사할 수 있습니다. 경찰에게 독립적인 수사권이 주어지면 경찰도 검찰을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고, 공수처도 수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필요하면 특별 검사 제도에 따라 특별검사가 또 수사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각 기관이 서로를 견제하게 됩니다.

또한 공수처 구성은 국회가 개입합니다. 국회 입장에서 검찰 총장은 인사청문회 정도의 견제수단밖에 없지만, 공수처는 야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별도로 관여할 수 있습니다. 권은희 의원 안대로라면 아예 국회 동의까지 받아야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 한국당이 문제 삼는 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면 대통령 입김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냐는 건데.

“공수처장은 결국 임명권자 한 명이 지목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특별 검사 역시 마찬가지죠. 그럼에도 특별검사는 보통 대통령 등 현 정권을 견제하는 방식으로 쓰이고,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정권에서도 드루킹 특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죠. 그러니 특별 검사를 지목하는 과정에 준하는 방법으로 공수처장을 지목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다시 얘기하지만 공수처가 검찰의 상위기관이 아닙니다. 검찰도 경찰도 공수처를 견제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서로 견제하는 겁니다.” 

- 검찰의 문제 중 하나가 검사들의 비위를 덮는 거 아닌가 해요.

“그러니 검사에 대한 수사를 공수처가 해야죠. 최근 검찰의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그거 자기들이 수사하니까 덮어주는 겁니다. 그런 봐주지 말라고 공수처 설치하는 겁니다. 사실 그런 수사는 경찰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검찰이 경찰 눈치도 보도록 만들어야 실질적인 견제가 될 겁니다.”

“공수처도 다음 국회로 넘어가면 힘들어…주권자인 국민이 나서야”

- 검사가 검찰 개혁 저항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전관을 뽑기도 하던데.

“타당한 분석입니다. 전관예우는 결국 수사를 하는 검사에게 그 검사와 연줄이 있는 전관에게 로비를 부탁해서 수사를 무마한다는 것인데, 만약 수사할 수 있는 관청이 여러 개가 되면 검찰 출신 전관이 무마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좁아지죠. 예를 들면 공수처가 수사하는 사건은 검찰 출신 전관이 로비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뿐만 아니라 불법 로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크게 높아집니다. 전관예우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공수처가 설치되는 것만으로 전관예우를 100% 없애진 못할 수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지금처럼 거리낌 없이 전관예우를 하기는 어렵죠.”

- 검찰개혁의 바로미터는 뭐로 보세요?

“검찰 개혁의 단계별로 나눠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입니다. 먼저 탈검찰화입니다. 검찰개혁 실무를 진행하는 기관이 법무부인데, 법무부를 검찰이 장악하고 있으면 개혁이 진행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법무부에서 검찰이 얼마나 배제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가 됩니다. 그리고 감찰의 실질화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검찰의 견제 이야기를 말했는데 현 시스템상 일차적으로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공식 권한이 감찰권이에요. 원래 감독기관에는 행정원칙상 당연히 감찰권이 있는 건데, 현재 검찰은 기본적인 감찰 권한을 검찰 자신이 가지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거죠. 그러니 법무부가 검찰을 배제하고 실질적인 감찰을 할 수 있는지가 지금으로는 가장 중요합니다.

이렇게 검찰개혁이 제대로 시작되면 그다음부터는 검찰 개혁의 기본 원칙인 견제와 균형을 위한 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봐야죠. 구체적으로 공수처가 어떻게 설치되는지, 검찰과 공수처, 경찰 사이의 권력이 어떤 식으로 분배되고 견제되는지를 관심 있게 보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거기까지 가려면 요원한 상황이죠.” 

- 이번에 검찰 개혁 가능하리라고 보세요?

“이번에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지금 국민들이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니 어떤 상황보다 좋은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검찰개혁을 위해 총대 메고 나가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나섰다가 검찰개혁이 제대로 안 되면 인생이 박살 날 수 있으니까요. 그나마 조국 전 장관은 그래도 국민이 관심 있게 봐주었습니다만,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 검찰개혁에 나섰다가 이런 식으로 털리면 국민이 모를 거 아니에요? 그럼 아무도 못 도와줘요. 이런 상황을 제대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청와대 및 정치인들이 확실한 의지 가지고 밀어붙여야 합니다.”

   
▲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와 참가자들이 지난 10월26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에서 제11차 검찰개혁 및 공수처(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 촛불문화제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공수처는 가능할까요?

“지금 제1야당인 한국당이 필사적으로 막고 있어서 그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안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공수처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른미래당이 찬성했기 때문인데 지금 바른미래당이 와해 단계이고요. 이번에 안 되면 결국 다음 국회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요.”

- 그럼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금처럼 관심 가지고 행동해야죠. 결국 국민이 바꾸는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이 촛불 집회를 하고 관심도 보이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여기까지 온 거예요. 결국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국민들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입니다만 아직 넘어야 할 게 많습니다. 검찰 개혁의 가능할지 아직 불투명합니다. 국민이 나서야 합니다. 모두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관심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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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3 10:53:53
<![CDATA[‘이재명을 구하라’ 팔 걷어붙인 민주당(경향)]]> ‘이재명을 구하라’ 팔 걷어붙인 민주당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당선 무효형 땐 총선 악재
대법 선고 앞두고 여론전
이 지사 “손잡고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재명을 구하라’ 팔 걷어붙인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경기지사(사진) 구하기’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다음달 예정된 이 지사의 대법원 최종심 결과가 여권 총선 전략과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우리 한돈 사랑 캠페인’에 참가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대표, 정세균·설훈의원 등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양돈농가를 위해 더 많이 돼지고기를 먹자”고 입을 모았다. 국회에서 열리는 지역 행사에 당 대표가 참석하는건 흔한 일은 아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이례적이다. 

이 지사는 앞서 당내 친문 핵심 인사들과 연쇄 회동했다. 지난달 2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이 지사와 만찬을 함께했다. 지난 10일에는 경기지사 선거 당시 당내 경쟁자였던 전해철 의원이 이 지사와 만났다. 박광온·김진표 의원과도 대면했다. 특히 전 의원은 이 지사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정세균·원혜영·안민석 등도 탄원에 동참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고문을 맡았고, 지난해 8월 “이 지사는 계륵 같은 존재”라고 했던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무죄를 확신한다”고 적었다.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동참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반문 지지층을 끌어안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종심에서 이 지사가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든 당원·지지층 간 내홍이 불가피하고 이는 선거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 대선주자군 관리 차원에서 이 지사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지사는 친문 인사들과의 회동에 대해 “중요한 정치행사를 앞둔 마당에 손잡고 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사명 때문에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게 옳지 않다고 해서 만든 자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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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3 10:46:36
<![CDATA[[단독] 한국당, 5·18조사위원 2명 추천…5월단체 수용 뜻(한겨레)]]> [단독] 한국당, 5·18조사위원 2명 추천…5월단체 수용 뜻

등록 :2019-11-13 05:00수정 :2019-11-13 07:15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재추천
이종협 예비역 소장 새롭게 추천
이동욱 청와대서 임명 거부돼 논란
한국당 “관련 경력 추가해 문제없다”
올해 5·18진상규명위 출범 가능성 무게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5·18역사왜곡처벌농성단 등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씨 집 앞에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진상규명위) 즉각 가동과 전씨의 구속을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5·18역사왜곡처벌농성단 등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씨 집 앞에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진상규명위) 즉각 가동과 전씨의 구속을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자유한국당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진상규명위) 위원으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와 이종협 예비역 소장을 추천했다. 1년째 기약 없이 미뤄져 온 5·18진상규명위 출범이 이르면 올해 안에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자유한국당은 5·18진상규명위 위원으로 올해 초 추천했던 <월간조선> 기자 출신인 이동욱씨를 재추천하고, 이종협 예비역 소장을 새롭게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이종협 전 소장은 육군사관학교(42기) 출신으로 6사단 헌병대장, 국방조사본부 범죄정보실장, 국방부 조사본부장을 지내는 등 군 범죄 분야에서 30여년 간을 복무했다. 이동욱씨는 지난 1월14일 자유한국당이 권태오 전 육군 중장과 함께 추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법이 정한 자격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당시 이들의 임명을 거부했다. 이씨는 <월간조선>에서 일할 때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기사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5·18기념재단 등 광주 ‘5월 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이씨의 경력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씨의 관련 경력을 추가했다”며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씨도 “5·18과 관련해 어떠한 깊이 있는 연구활동을 했는지를 더욱 설명하기 위해 (과거에 쓴) 관련 기사 등 자료를 추가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진상조사위원 자격 규정에 ‘군인으로 20년 이상 복무한 사람’을 추가하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종협 전 소장의 이번 위원추천은 개정안 통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청와대 분위기는 이씨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경력을 보완해 재추천하면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상황이어서 임명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5월 단체도 일단은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자유한국당이 위원 추천을 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동욱씨는 과거와 달리 5·18을 왜곡하지 않는다는 시각으로 진상규명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후신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은 “5월 단체들은 올해 안에 5·18조사위가 출범하기를 고대하고 노력했다. 일단 출범이 우선이기 때문에 누가 됐든 빨리 관련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밝혔다.

김용희 김미나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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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3 10:42:33
<![CDATA[美합참의장 "주한미군 있어야 하나" "지소미아 유지돼야"(Views)]]> 美합참의장 "주한미군 있어야 하나" "지소미아 유지돼야"

미국, 15일 한미안보협의회 앞두고 전방위 압박

2019-11-12 08:21:30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11일(현지시간) 노골적으로 한국에 대해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대폭 증액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협정 유지를 압박하고 나섰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합참의장이 미국의 전략적 사고를 갖고 인도태평양지역을 방문한다'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일본 도쿄로 가는 군용기안에서 "보통의 미국인들은 전진 배치된 주한·주일미군을 보면서 몇몇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며 "그들이 왜 거기에 필요한가? 얼마나 드는가? 이들은 아주 부자 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 이건 전형적 미국인의 질문들"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그러면서 "어떻게 미군이 무력충돌 발생의 예방·억지에 있어 동북아에서 안정화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며 한국과 일본에 대해 미군주둔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해 현재 분담금의 5배 이상인 연간 50억달러 부담을 압박하고 있다.

밀리 의장은 지소미아와 관련해서도 "한국이 일본-미국과 분리되는 것은 명백히 중국과 북한에 이득이 된다"며 "우리 셋(한미일)이 매우 밀접하게 연계되도록 유지하는 것이 우리(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며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했다.

그는 지소미아에 대해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원만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는 동맹 내 마찰지점이며 우리는 동맹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마찰 지점들을 통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밀리 의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카운터파트를 만나고 서울로 이동, 14일 방한하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함께 오는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가 오는 15일 협의회를 목표로 한국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양상이어서, 문재인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까지는 주한미군주둔비 대폭 증액 불가, 지소미아 연장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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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2 11:14:7
<![CDATA[미국 일본 편들기, 한일 청구권협정 갈등 악화 원인(NP)]]> 미국 일본 편들기, 한일 청구권협정 갈등 악화 원인 Posted by: 편집부 in Headline, Topics, 정치 2019/11/06 20:32 0 505 Views

미국 일본 편들기, 한일 청구권협정 갈등 악화 원인
-미 코네티컷대 교수 ‘미국의 더러운 비밀’ 뉴욕타임스 기고
-한일 갈등 미국의 일본 편들기와 한국에 대한 편견 짚어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갈등의 원인이 미국의 일방적인 일본 편들기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인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지난달 23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서 ‘America’s Dirty Secret in East Asia-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더러운 비밀‘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수십 년 지속된 백악관의 편애 때문에 현재 한-일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다.‘고 주장했다. 더든 교수는 “지난 몇 달 동안 미국의 동아시아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은 서로 싸우고 있다.”며 “일본의 한반도 지배 시기 강제노동, 영토문제, 성노예와 같은 일본 기록에 대한 상반된 해석을 두고 양국 간 불화가 수십 년 지속되다가 1965년 한일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 이 다툼은 양국 관계를 최저점에 이르게 했다. 이러한 논쟁들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여서 이 일은 아직도 한일 양국에 민족주의적 충동을 뜨겁게 불러 일으킨다.”그 배경을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나아가 이 충돌의 지점이 된 1965년 한일 간에 맺어진 조약이 백악관이 중재했던 것으로 일본 정부는 1965년 조약이 강제 노동에 대한 배상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최종적이고 완전히”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인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하며 “최근의 파문은 2018년 말 대법원이, 강제노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11명의 한국인 남녀에게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에 배상을 요구하도록 허락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촉발되었다.”고 역사적 배경과 전개과정을 짚었다. 특히 더든교수는 한일 간에 싸우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 본질적으로 미국의 개입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1965년 조약으로 도움을 주었다고 미국이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편의상 한 동맹국을 다른 동맹국보다 선호했다.”며 사실상 미국이 일본의 입장에 서서 이 조약을 추진했다고 봤다. 더든 교수는 이에 대한 증거로 미국의 일본 점령시기에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수석 정치고문 역할을 한 윌리엄 J. 세발드에 주목했다. 더든 교수는 “세발드는 일본의 유력 정치 인사들과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형성해 왔으며, 그러한 유대 관계들이 세발드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일본 정치인들의 입장을 수용하도록 한 듯하다고 분석하며 특히 세발드의 회고록은 한국인들에 대한 노골적인 경멸을 쏟아내고 있다고 짚었다. 세발드의 이 같은 편견은 일본이 20세기 전반의 대부분 동안 한반도를 지배했고, 그것도 잔인하게 지배했으며,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이 강제 노역에 징집되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고, 또한 그는 일본 식민통치가 어떻게 독립운동과 항일항쟁 등으로 한국 사회의 분열을 조장했는지, 혹은 그러한 사회 분열이 1945년 미국의 자의적인 한반도 분단과 한국전쟁을 종식시킨 1953년 휴전을 거치며 어떻게 굳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석한 뒤 세발드의 견해는 핵심부에서 일하던 미국 외교관들의 견해와 서로 맞물려 1965년 일본과 한국 사이의 협상을 중재한 배경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더든 교수는 미국이 신속한 해결을 바란 나머지 미국은 한국인들이 강제 노동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지와 같은 가장 중요한 문제들 중 일부를 배제시켰다며 한일 갈등의 불씨를 미국이 던져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미국은 그러한 불만이 지속되도록 하는 데에 미국이 해냈던 역할에 대해 비난을 받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글, 이하로)

[저작권자: 뉴스프로, 기사 전문 혹은 부분을 인용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십시오.] https://thenewspro.org/2019/11/06/americas-dirty-secret-in-east-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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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22:24:16
<![CDATA[한겨레-조선일보, <TV조선> 자본조달 놓고 충돌(Views)]]> 한겨레-조선일보, 자본조달 놓고 충돌

한겨레 "의혹 사실이면 승인취소 사유" vs 조선 "민형사상 조치"

2019-11-11 14:11:15

종편 이 '자본금 편법충당' 혐의로 금융당국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한 가운데, 이번에는 <한겨레신문>이 에 대해 '바이백' 방식으로 자본금을 불법 조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조선일보가 강력 반발하면서 민형사상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양사가 정면 충돌했다.

발단은 지난 8일 <한겨레>가 사설 'TV조선' 등 종편 불법 의혹, 철저히 조사해야'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최근 의 주식거래를 둘러싼 배임 및 방송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며 "주식거래 과정에서 불법, 탈법이 확인되면 사안에 따라 채널 승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와 별도로 방통위는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관련 의혹을 엄정히 조사해 필요한 행정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시작됐다.

사설은 이어 "시민단체들은 조선일보사가 지난해 4월 방상훈 사장과 사돈관계에 있는 수원대 재단이 보유한 티브이조선 주식 100만주 전량을 적정가보다 훨씬 비싼 50억원에 사들여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며 "수원대 재단의 2017년 회계결산서에는 재단의 티브이조선 보유 주식 평가액이 32억12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며 시민단체의 고발 내용을 상기시켰다.

사설은 그러면서 "이들은 조선일보사가 사전에 수원대 재단과 ‘투자 원금을 보장하겠다’는 손실보전약정을 맺고 그에 따라 수원대 재단 보유 주식을 액면가로 되사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며 "사실이라면 사실상 차입거래여서 방송법상 채널 승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11일 조선일보 명의의 반박문을 통해 <한겨레> 사설에 대해 "이런 주장은 시가(時價)에 따라 이뤄지는 주식거래 관행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실관계를 왜곡한 허위"라며 "조선일보사와 수원대 재단인 고운학원은 방송법과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한 특수관계인이 아니기 때문에 주식 거래 가격 산정에서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는다. 2018년 4월 성사된 두 법인 간의 주식 거래 가격은, 주식을 거래할 때 지극히 상식적 기준인 시가에 따라 책정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은 이어 "2011년 TV조선 설립 이후 2018년 12월까지 TV조선 주식 거래는 총 15건 이뤄졌다. TV조선이 주주들의 계약서 및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바로는, 거래 가격이 확인된 13건 거래 중 10건이 주당 5000원에 거래됐다"며 "조선일보사와 고운학원의 거래 당시 TV조선은 3년 연속 흑자를 내는 상태였다. 2016년 삼성증권은 'TV조선이 2018년 7월 증시에 상장하면 주당 가격이 8314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은 나아가 "금융투자업계에서도 TV조선의 미래 가치를 감안할 때 거래 가격을 5000원으로 정한 것은 부당하게 높은 가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실제로 TV조선은 올해 '미스 트롯'이 종편 예능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연애의 맛' '뉴스9' 시청률이 급상승하면서 기업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한겨레>의 '바이백 옵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조선일보사는 고운학원을 비롯한 어떤 투자자와도 손실 보전 약정을 맺지 않았고, 이 사실을 수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한겨레신문은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해야 하는 언론의 기본을 망각하고 존재하지도 않는 약정서를 언급하며 억측과 허위 사실을 반복해 주장하고 있다"며 "조선일보사는 이들이 왜곡 보도와 주장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법적대응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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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22:08:3
<![CDATA[[사설]국민 우롱한 전두환씨가 갈 곳은 재판정이다(경향)]]> [사설]국민 우롱한 전두환씨가 갈 곳은 골프장 아닌 재판정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최근 지인들과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됐다. 전씨가 지난 3월 이후 광주지방법원에 재판에 출석할 수 없는 사유로 제시한 알츠하이머가 꾀병임이 드러난 것이다. 전씨는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 헬기 사격을 가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를 자신의 회고록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마저 저버린 전씨의 처사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전씨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모습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과 다름없이 골프를 치고 자신의 의사도 명확하게 표현했다. 전씨는 5·18 당시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느냐는 임 부대표의 질문에 “내가 왜 발포 명령 내려? 발포 명령 내릴 위치에도 없었는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해?”라고 응수했다. ‘1000억원이 넘는 추징금과 고액 세금을 언제 납부할 것이냐’는 물음엔 “네가 좀 내줘라”고 비아냥대기까지 했다. 임 부대표는 전씨에 대해 “걸음걸이와 스윙하는 모습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기력이 넘쳐 보였다”고 말했다. 꾀병으로 시민을 우롱하며 재판을 회피해온 전씨의 뻔뻔함에 말문이 막힌다. 

헬기 사격은 신군부의 무자비한 학살을 입증하는 것으로 고 조 신부를 포함해 여러 사람이 이를 증언했다. 경향신문이 10일 확인한 1995년 5월 국군기무사 작성 문건에도 5·18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전씨가 측근들과 헬기 사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돼 있다. 전씨는 이 대책회의에서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문건에는 “검찰이 헬기 사격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면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대목도 있다.

전씨는 ‘광주 학살’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한 일이 없다. 이번에도 전씨는 “광주는 나와 무관하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전씨는 전에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는 거짓말로 시민을 우롱했다. 전씨가 가야 할 곳은 골프장이 아니라 재판정이다. 전씨를 상대로 헬기 사격과 발포 명령 등 5·18의 나머지 진상을 밝히고 추징금도 받아내야 한다. 전씨에 대한 재판이 11일 다시 열린다. 법원은 반드시 전씨를 법정에 불러 세워 진실을 밝히고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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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22:03:1
<![CDATA[윤석열의 세월호 전면 재수사는 ‘다목적 반전카드’?(한겨레)]]> 윤석열의 세월호 전면 재수사는 ‘다목적 반전카드’?

등록 :2019-11-11 17:33수정 :2019-11-11 21:43

강희철의 법조외전(76)

의혹 제기 이어져도 수사 2년반 미루다 ‘갑툭튀’
여권 격심한 반발 부른 ‘조국 수사’ 후유증 넘어
황교안 겨누며 ‘균형’ 맞추고 여권 지지 되살려
윤 총장 ‘임기’·검찰 입지 동시에 살리는 ‘묘수’
“노무현 정부 초기 대선자금 수사 때와 흡사”
수사단장에 ‘정윤회 문건’ 주임검사 임명해 뒷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기에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기에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요즘 서초동 검찰청 담장 안팎에서 단연 화제는 ‘검찰오적’이다. 일제에 주권을 팔아넘긴 이완용 등 을사오적(1905), 그걸 패러디한 김지하의 담시 ‘오적’(1970)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이름까지 오르내린다. “마음에 안 들어도 ‘도둑 적(賊)’자까지 쓰는 건 과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조차 주거니 받거니 이름을 맞혀볼 정도다. 대략 ㄱ, ㅇ, ㄱ, ㅇ, ㅈ 정도로 압축되는 명단의 면면은 검사이면서 하나같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눈에 띄어 ‘중용’되거나 ‘역할’을 부여받았던 사람들이다.

대개는 호사가들의 입방아라며 웃어넘기지만, 이 ‘심각한 농담’에서 검찰의 현주소를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다. 검찰이 한때 적폐로 내몰렸던 ‘조국 사태’를 넘어 일종의 안도와 자신을 되찾은 것 같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검찰총장 지시라며 느닷없이 발표된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 방침도 그런 신호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확히 2년 반 전 세월호 사건에 ‘부채감’ 같은 것을 드러낸 적이 있다. “어린 학생 수백 명이 영문도 모른 채 죽었는데, 저 사건의 원인과 책임자를 규명하지 않고는 다른 사건 수사를 할 수가 없다.”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석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그가 언급한 ‘다른 사건 수사’가 수없이 진행된 그 후 2년 반 동안 세월호 재수사는 낌새조차 없었다.

<한겨레>가 검찰 내부 취재를 통해 지난 2014년 7월 말 당시 해경 123정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둔 검찰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빼도록 지시한 것을 비롯해 검찰의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넣은 배후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라는 의혹을 여러 차례 보도(법조외전 49-‘세월호 수사’ 찍어누른 황교안, 끝내 그를 비호한 검경에 총정리)했음에도 검찰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랬던 검찰이 갑자기 11월6일 세월호 사건 전면 재수사 방침을 밝힌 것이다. 윤 총장 취임 후 첫 특별수사단 구성도 발표했다. 물론 검찰은 ‘갑자기’가 아니다, 윤 총장이 늘 세월호 사건에 부채의식이 있었다고 말한다. 2년 반의 침묵이 꺼림칙하긴 하지만, 윤 총장의 발언에서 나름의 일관성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왜 2019년 11월, 지금인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되지 못한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구조 학생 후송 지연’ 문제도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별도 수사단을 꾸릴 정도의 수사 단서로는 미흡하다고 법조인들은 말한다. “건다면 직무유기 정도가 가능할 텐데, ‘고의적 방기’를 입증하지 못하면 법원에서 유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 그밖에 결정적 증거가 새로 발견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다른 각도의 해석들이 나온다. 윤 총장은 한동안 ‘적폐수사’의 영웅이었다. 실제 여권의 대접이 그랬다. 다섯 기수를 건너뛴 파격적인 총장 승진, 문재인 대통령의 ‘우리 윤 총장님’이라는 호칭, ‘윤석열 사단’을 검찰 요직에 전면 배치한 인사는 적폐수사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여당의 원내대표는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라고 평했고, 대변인도 “부당한 외압에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킴으로서 검찰 내부는 물론 국민적 신망도 얻었다”고 상찬했었다.

그랬던 윤 총장이 ‘조국 수사’를 개시하자 하루아침에 ‘반개혁’, ‘검찰 적폐의 대명사’가 됐다. 검찰이 애초 예상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강력한 반격에 부닥쳤다. 여권이 일제히 등을 돌리면서 윤 총장의 입지도 한껏 좁아졌다. ‘임기 보장’마저 위태로워 보였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며 “조국-윤석열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은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는 말을 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법무부 핵심 간부는 “윤 총장이 일단 사표를 내고 (대통령의)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조국 사태의 여파로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인 39%(한국갤럽 조사 기준)를 기록했을 무렵이다. 즉 법률로 보장된 2년 임기와 무관하게 임명장을 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지웠으니 정무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윤 총장은 최근에도 “중도에 그만둘 생각이 전혀 없다”(검찰 관계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를 따르는 ‘윤석열 사단’은 위기감을 가질만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 전면 재수사는 윤 총장과 검찰에 회심의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검찰은 세월호 유족들, 그들을 지지하는 여권 성향 국민의 강렬한 기대를 업게 됐다. 여권은 반색하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이 특수단을 구성해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 여권 인사들은 검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까지 겨냥하리라는 기대를 부정하지 않는다. 검찰의 조국 수사 초기 윤 총장과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내통설’까지 제기했던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조차 두 손 들어 반겼다. 자연스럽게 윤 총장의 조국 수사 책임론은 사그라지고, ‘균형 맞추기’ 효과도 거둘 수 있다. 2년 임기 보장은 덤이다. 대검은 이번 재수사가 윤 총장의 지시, 즉 ‘총장의 직접 지휘 사건’이라는 점을 유달리 강조하고 있다. 이제 다시 ‘윤석열의 시간’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윤 총장이 세월호 재수사를 직접 지휘한다는 데, 누가 사표 얘기를 꺼낼 수 있겠나. 이 카드로 윤 총장 재신임 얘기는 쏙 들어가게 될 것이다. 국회 패스트 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수사는 예정, 예고돼 있던 거라 ‘신선’한 뉴스가 아니다. 누가 해도 할 수밖에 없는 수사니까. 또 ‘원외’인 황교안 대표한테까지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세월호 재수사는 다르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시점에 전격적으로 칼을 빼 들어 ‘아 드디어 검찰이 수사를 하는구나’ 하는 안도감을 주었다. ‘외압’을 수사하게 되면 종착점은 황 대표가 될 수밖에 없다.” (검찰의 한 간부)

임관혁 세월호 특별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브리핑룸에서 수사단 출범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임관혁 세월호 특별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브리핑룸에서 수사단 출범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번 수사는 정해진 기한이 없다. 임관혁(53·사법연수원 26기) 수사단장의 일성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미진한 부분은 다 훑어서 더는 맺힌 한이 없도록 매듭짓고자 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으니, 제법 시간이 걸릴 수사라는 뜻이다. 검찰 안팎에서도 “내년 4월 총선까지 가는 수사”라고들 예상한다. 구체적으로 ‘사고 원인→침몰·구조 실패 책임자 처벌→외압 규명’의 순으로 수사가 진행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사단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려면 2014년 검찰 수사를 넘어서는 ‘무엇’을 찾아내야 한다. 이미 여러 차례 수사와 재조사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수사의 책임자들은 문 정부 들어 검찰의 핵심 요직에 기용돼 있다. 2014년 당시 사고 원인 규명 수사를 맡았던 목포지청장은 현재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는 이성윤 검사다. 당시 해경 수사를 담당했던 윤대진 광주지검 형사2부장은 현재 수원지검장이 돼 있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파견 검사로 문 대통령과 ‘민정수석-특별감찰반장’의 인연을 맺은 덕분에 이 정부 들어 계속 중용됐고, 윤 지검장은 윤 총장이 “친형제나 다름없다”고 말한 사이다.

2014년 당시 법무부와 대검 사정을 잘 아는 한 법조계 인사는 “수사단은 이성윤과 윤대진이 했던 사고 원인 규명과 해경 수사를 넘어서야만 하는 부담이 있다. 근데 그게 쉽겠냐”며 “결국은 아직 아무도 손대지 않은 ‘외압’ 부분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요컨대 2014년 당시 ‘외압’의 배후로 지목됐던 황교안 대표가 이 수사의 정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시 청와대가 법무부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임 단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미진한 부분을 스크린(검증)하고 채워 넣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사실만으로도 황 대표에겐 상당한 부담이 된다. 황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2위를 달리고 있다. 총선 일정에 가까워질수록 수사의 파장은 더 커지게 된다. 총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2014년 세월호 수사 당시 법무부의 전·현직 간부들이 줄지어 소환된다고 가정해 보자. 황 대표 조사 가능성이 주요 뉴스로 반복해서 거론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자유한국당에겐 엄청난 악재가 되고, 민주당엔 야당 공격의 호재가 된다. 윤 총장이 의도했든 아니든 세월호 전면 재수사는 여권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며 총선 정국을 뒤흔들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문 정부가 추진 중인 크고 작은 검찰개혁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세월호 재수사라는 명분 앞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 특별수사 축소 방침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수사단 설치 자체가 그런 방침을 우회한 것이다.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는 ‘파견 검사 축소’와 ‘사건 무작위 배당’까지 말하고 있는데, 검찰은 보란 듯이 전국 단위에서 수사 검사들을 콕콕 집어 8명 규모의 수사단을 구성했다. 수사가 진행되면 인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수사단 이름에는 얼마 전 문패를 내린 ‘특별수사’까지 들어갔다. 수사단은, 지금은 없어진 과거 대검 중수부와 위상, 규모가 비슷하다. 한 달을 넘는 검사 파견은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지만, ‘세월호’라는 수사 명분은 검찰개혁을 압도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 초기와 상황이 흡사해 보인다. 당시 법무부는 대검 간부들을 포함해 대규모 개혁 인사 등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대검 중수부가 불법 대선 자금 수사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그걸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버렸다. 결국 타이밍을 놓쳤다. 수사권을 (정부가) 건드릴 때 검찰이 꺼내 들 수 있는 최선의 카드는 강력한 ‘수사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다.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다. 중요한 수사를 한다는데 권한을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문 정부 들어 검찰의 직접 수사권에 손을 대지 않은 건 적폐수사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세월호 재수사가 그런 역할을 이어가게 됐다. 조국 전 장관 부임 이후에 나온 조사시간 제한, 심야 조사 금지, 피의사실 공표 금지, 파견 검사 제한 같은 것도 이번 수사를 계기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겠다는데 규정이 대수냐’고 할 수 있지 않나.” (특수통·검사장 출신 변호사)

검찰 안팎에선 수사단 단장을 맡은 임관혁 안산지청장의 ‘전력’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왜 하필 임관혁이냐’는 것이다. 대검은 “회의에서 ‘가장 지독하게 수사할 사람’을 고르다 보니 임관혁으로 의견이 모인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에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특별한 ‘인연’, 그리고 특정 수사에서의 실책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임 단장은 2005~2006년, 2년간 우 전 수석이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장으로 일할 때 그 아래서 평검사로 근무했다. 이 짧지 않은 근무연 탓에 임 단장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검찰 내부에서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돼왔다. 일부에선 경합이 치열한 서울중앙지검의 특수 2, 1부장을 연임한 임 단장의 이력이 우 전 수석의 배려 덕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이던 2014년 세월호 수사를 위해 해경 본청 압수수색에 나선 윤대진 당시 해경수사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압수수색 중단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지대한 관심과 개입 의도가 잠깐 노출된 장면인데, 임 단장은 이번 재수사의 어느 지점에선가 우 전 수석과 맞닥뜨릴 수도 있다.

임 단장은 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때 ‘정윤회와 십상시 문건 사건’을 수사하면서 문건의 ‘유출 경위’에만 초점을 맞춰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내용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지라시(사설정보지) 얘기”라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멈춘 반면, 박 전 대통령이 “국기 문란 행위”라고 맹비난했던 유출에 대해서는 박관천 전 경정을 구속하고,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기각당했다. 조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를 강행했으나, 1·2심에서 연거푸 무죄를 받았다.

이 수사 과정에서 나온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순위는 최순실”이라는 박 전 경정의 진술은 나중에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 그래서 한동안 검찰 내부에선 당시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를 겨냥해 “정윤회 문건 수사만 제대로 했으면 최순실 게이트도, 검찰의 (늑장 수사에 따른) 치욕도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의 말이 돌았다. 임 단장이 바로 아래 부장으로 지명한 조대호(46·연수원 30기) 대검 인권수사자문관은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특수2부의 수석 검사로 호흡을 맞춘 뒤 임 단장이 특수1부장으로 옮겨갈 때 부부장으로 승진해 동행한 사이다.

“조국 전 민정수석이 2017년 5월 임명되자마자 제일 먼저 재조사하겠다고 천명했던 것이 바로 정윤회 문건 사건이다. 물론 그 뒤로 흐지부지되긴 했지만, 아직도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사건의 주임검사를 다른 사건도 아닌 세월호 재수사에 투입한 윤 총장의 결정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이건 임 단장은 다음번 검사장 승진 1순위 번호표를 받은 셈이다. 자기보다 한 기수 아래인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 등 27기가 이미 2명이나 검사장이 된 상황이라 밀렸다는 조바심이 있었을 텐데 이번 인사로 안정권에 들었다. 임관혁에게 확실한 검사장 승진 기회를 주겠다는 것 말고는 이번 인사의 의미를 모르겠다. 그 또래 특수통이 임관혁만 있는 것도 아닌데….” (대검 간부 출신 변호사)

수사단은 11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돌고, 조국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윤 총장의 이번 ‘묘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진의는 결국 시간이 가려줄 터이다.

강희철 선임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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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21:57:46
<![CDATA[전두환, 오래 전 '5·18 헬기사격 부인' 똘마니들과 각본 짰다(경향)]]> 전두환, 1995년에 '5·18 헬기사격 부인' 입맞췄다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5·18 당시 전일빌딩 인근서 목격된 군 헬기 모습. 연합뉴스

5·18 당시 전일빌딩 인근서 목격된 군 헬기 모습.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88)이 1995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측근들과 5·18 당시 ‘헬기사격’ 증언 관련 대책을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 전 대통령이 대책회의를 연 것은 헬기 사격을 증언한 미국인 아널드 피터슨 목사가 같은 해 5월11일 검찰에 출석해 “5월21일 오후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며 관련 사진 등을 제출한 직후였다. 회의에서 전 전 대통령은 “헬기사격은 없었다”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10일 경향신문이 옛 국군기무사령부가 1995년 5월 작성한 ‘5·18 피고소인 측 피터슨 목사 검찰 증언 관련 반향’ 문건을 확인한 결과 전 전 대통령은 5월13일 자택으로 측근들을 불러 5·18 당시 계엄군 헬기사격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문건은 “(전 전 대통령이) 안모 전 경호실장을 긴급호출해 연희동 대통령가(家)에서 대책을 논의했다”며 “검찰이 헬기사격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면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적혀 있다. 이들은 대응책으로 5·18 피해자와 검찰 등을 모아 파괴력이 큰 헬기 기총소사를 실제 보여줌으로써 피해자들이 목격한 것이 헬기사격이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때 광주에 있었던 피터슨 목사의 증언에 대해 “군 장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당시 항공감을 찾아 대응책을 강구하라”는 지시도 했다. 항공감은 조종사들과 접촉했다. 문건에는 “항공감이 당시 조종사들을 만났더니 한결같이 ‘우리가 살인마란 말이냐’며 분개했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2018년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와 검찰은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결론냈다. 

24년 전에 마련한 대응책은 현재도 헬기사격을 부정하는 논리로 쓰인다. 2017년 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전 전 대통령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피터슨 목사와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조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은 지난 5월 재판부에 “실제 UH-1H와 500MD 헬기를 이용해 사격 실험을 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조종사들도 검찰과 국방부 조사에서 모두 헬기사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11일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전 전 대통령 측은 5·18 당시 육군 1항공여단장이었던 송진원 전 준장과 헬기 조종사 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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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0 19:40:46
<![CDATA[“내가 돌아왔다”…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석방(한겨레)]]> “내가 돌아왔다”…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석방 뒤 정치활동 재개

등록 :2019-11-10 17:59수정 :2019-11-10 18:09

대법원, 부패 혐의 상고심 중 ‘피고 권리’ 석방
룰라, “결백·귀환” 선언…노동당 지원 유세 선포
극우 보우소나루 대통령 “죄수” “악당” 적개심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수감돼 재판 중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4·가운데 검정 티셔츠)이 연방대법원의 석방 결정으로 풀려난 다음날인 9일, 자택이 있는 상파울루 외곽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떠받들리며 답례하고 있다. 상베르나르두 두 캄푸/EPA 연합뉴스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수감돼 재판 중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4·가운데 검정 티셔츠)이 연방대법원의 석방 결정으로 풀려난 다음날인 9일, 자택이 있는 상파울루 외곽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떠받들리며 답례하고 있다. 상베르나르두 두 캄푸/EPA 연합뉴스
룰라가 돌아왔다.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이던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난 8일 대법원 결정으로 석방됐다.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며 대법원 상고심을 진행 중인 피고의 방어권을 인정한 데 따른 ‘한시적’ 석방 결정이다.

수감된 지 580일 만에 풀려난 룰라가 곧바로 지지자들에게 노동자당의 재집권을 위한 결속을 촉구하면서, 브라질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과 격랑을 예고했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쪽에선 룰라 석방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면서도 우려와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브라질 노동자당의 창립자이자 2선 대통령(2003~2010년)을 지낸 룰라는 8일 석방 일성으로 자신의 ‘결백’과 ‘귀환’을 선언했다. 그는 “나의 유일한 두려움은 일하는 사람(노동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세르지오 모로 법무장관이 나처럼 편안한 양심으로 잠들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내가 돌아왔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룰라는 이어, 자신의 출마가 금지된 내년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에서 노동자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일주 선거유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가 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장관들과 세르지오 모로 판사는 자신들이 한 사람을 가둔 게 아니라 하나의 사상을 죽이려 했지만 사상은 죽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바란다”고도 했다. 모로 장관은 지난해 1월 룰라에게 유죄 판결을 한 항소심 판사였으며, 올해 1월 출범한 극우 정치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법무장관으로 발탁됐다. 룰라는 9일 자택이 있는 상파울루 외곽의 금속노동자노동조합 건물 앞에서 열린 환영 집회에서 환호하는 수천 명의 지지자들에게 45분에 걸친 연설로 석방 후 첫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은 더 굶주리고, 일자리가 없어 우버 택시를 운전하거나 자전거로 피자를 배달한다”며 경제 양극화를 지적하고 “우리는 많은 싸움을 앞두고 있다. 투쟁은 하루 벌이고 석 달 쉬는 게 아니라 매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우리가 열심히 한다면 2022년 대선에서 보우소나루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이른바 ‘좌파’가 극우 세력을 물리칠 수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9일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4)이 상파울루 외곽에 있는 금속노동자노동조합 건물 앞에서 자신의 석방을 환영하는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상베르나르두 두 캄푸/AFP 연합뉴스
9일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4)이 상파울루 외곽에 있는 금속노동자노동조합 건물 앞에서 자신의 석방을 환영하는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상베르나르두 두 캄푸/AFP 연합뉴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룰라의 석방에 노골적인 경계심과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죄수에게 타협할 공간을 주지 말자”, “일시적으로 풀려났으나 죄악으로 가득 찬 악당에게 무기를 주지 말자”고 했다. 모로 법무장관도 “나는 수감 중이거나 풀려난 범죄자들에게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 어떤 자들은 무시당할 만하다”며 룰라의 존재감 자체를 부인했다.

앞서 지난 7일 저녁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룰라 전 대통령의 석방을 찬성 6표-반대 5표로 결정했다. 피고는 유죄가 최종 확정돼 수감되기 전까지 모든 상소 절차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원칙적 취지에서다. 다음날, 룰라 전 대통령이 수감돼있던 브라질 남부 쿠리치바 경찰서의 관할 법원은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그를 석방했다.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재수감될 수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성 주택 취득,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의 인사 개입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항소심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룰라는 그러나 줄곧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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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0 19:33:16
<![CDATA[민중당, “북과 대화 하겠다면 한미연합훈련부터 중단해야” (자주)]]> 민중당, “북과 대화 하겠다면 한미연합훈련부터 중단해야”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9/11/09 [06:28]  최종편집: ⓒ 자주시보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남북미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중당은 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더욱 꼬이게 만들 한미연합공중훈련 재개 방침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중당은 미국을 향해 북이 연말로 설정한 북미대화 협상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상대방을 자극할 한미연합공중훈련을 하다니 판을 깨겠다는 것인가?”라며 더구나 작년에는 대화분위기 조성을 위해 취소했던 훈련을 굳이 재개한다니 불순한 의도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중당은 정부를 향해서도 미국이 재개하자고 해도 정부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미국 혼자서 연합훈련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며 처신을 바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중당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그 이후 미국이 보인 태도를 보면 북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자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한미연합공중훈련은 북미 정상 간의 합의를 깨는 것으로 안 그래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북미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 번 미 합동참모본부 부국장은 7(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한미 공군이 합동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번 부국장은 훈련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참여 전투기 수를 밝히진 않앗지만 이전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보단 감소한 범위라고 설명했다.

 

한미 공군은 2015년부터 매년 12월 양국 전투기를 대거 투입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는 남북미 대화국면 속에서 연합훈련이 아닌 독자적 공군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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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현 대변인 논평] 북과 대화를 하겠다면 한미연합훈련부터 중단하라

 

미국이 연말에 한미연합공중훈련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북미대화 분위기 조성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윌리엄 번 미 합참 부참모장은 통상적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보다 축소해서 진행할거라는데 그런다고 대북적대 군사훈련이라는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예민한 시기다. 북이 연말로 설정한 북미대화 협상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상대방을 자극할 한미연합공중훈련을 하다니 판을 깨겠다는 것인가? 더구나 작년에는 대화분위기 조성을 위해 취소했던 훈련을 굳이 재개한다니 불순한 의도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다.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서 대화로 풀자는 걸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정부도 처신을 바로 해야 한다. 한국도 한미연합훈련의 한쪽 당사자다. 미국이 재개하자고 해도 정부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미국 혼자서 연합훈련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그 이후 미국이 보인 태도를 보면 북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자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 한미연합공중훈련은 북미 정상 간의 합의를 깨는 것으로 안 그래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북미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한미 군 당국은 한반도 정세를 더욱 꼬이게 만들 한미연합공중훈련 재개 방침을 당장 철회하라.

 

2019118

민중당 대변인 신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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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0 11:47:54
<![CDATA[심인보 “특권적 검찰 문제, 민주공화국 시민 정체성 위협”(고발)]]> 심인보 “특권적 검찰 문제, 민주공화국 시민 정체성 위협”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413]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2019년 11월 09일 (토) 13:22:16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지난 10월 21일과 29일 MBC 에서는 검사범죄 2부작이 방송되었다.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아떨어져 주목을 받는 게 사실이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검사범죄 2부작은 독립언론으로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뉴스타파와 콜라보해 내놓은 성과 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언론사 간 협업은 잘 볼 수 없다. 기껏해야 자료 제공으로 내보낼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뉴스타파와 공동 취재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냈다. 콜라보와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공동 취재진으로 활동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를 지난 10월 30일 서울 충무로 근처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만났다. 다음은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 22일과 29일 MBC  검사범죄 2부작 취재하셨잖아요. 과 뉴스타파의 콜라보로 화제였는데 마치신 소회가 궁금해요.

“저희가 ‘죄수와 검사’ 시리즈로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죄수 제보자 X가 검사들의 수사를 도왔다는 보도를 8월 12일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그 첫 보도 말고는 기성 언론의 법조 기자들이 거의 기사를 안 썼어요. 그래서 이대로 묻히나 싶었는데 이 콜라보를 제안해 주셔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게 됐잖아요, 그래서 팀에 고맙고요, 제가 이 취재를 작년 말부터 했으니 8~9개월에 걸친 노력이 나름 충실한 결실을 맺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김형준-스폰서 김씨 통화, 검사들 민낯 생생히 보여줘”

- 처음 제안이 왔을 때 어떠셨어요?

“다른 곳에서도 제안이 있었어요. 그러나 제안한 협력의 방식이 ‘뉴스타파라는 출처는 표기할 테니 제보자나 취재자료를 일방적으로 넘겨달라’라는 것이었어요. 저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어서 거절했습니다. 반면  팀에서는 처음부터 공동 제작 방식으로 하자고 제안을 해주었고요. 취재와 보도에 대한 뉴스타파의 기여를 충분히 인정하고 방송에서도 적극적으로 표현되도록 하겠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저희도 흔쾌히 응하게 됐죠.” 

 팀과 만났을 때 어떠셨어요?

“이번  검사범죄 1, 2부의 글과 구성을 정재홍 작가님이 맡아주셨어요, 정 작가님은 MBC에서 해직됐을 때 뉴스타파에 오셔서 뉴스타파 <목격자들>의 작가로 몇 년 활동하셨습니다. 그래서 정 작가님이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잘 해주셨어요. 의 이중각 PD나 임채원 PD는 처음 만나 뵈었는데, 두 분 모두 굉장히 유능하시고 또 겸손하셔서, 협업하기 좋은 상대방이라고 느꼈습니다.” 

- 이 취재 시작한 게 제보자 X로부터 시작한 거 같은데 제보자 X는 어떤 사람인가요?

그냥 간단히만 말씀드리면 굉장히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고 우리 사회의 여러 공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분이에요. 저희가 이분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분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일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득력 있게 말씀 잘 해주셨고요,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하는 것에도 소홀함이 없었습니다. 꼭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요, 지금 저희에게 소송이 여러 건 들어와 있는데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소송에서 상대방이 ‘제보자 X의 진술만으로 기사를 쓴 거 아니냐’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제보자 X의 주장은 저희 취재의 단초를 제공해준 것이고요, 제보자 X의 진술에만 의존해서 기사를 쓴 건 아닙니다. 충분히 취재해서 검증 끝에 방송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2부 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들어왔는데 방송 못 하면 어떡하지란 걱정은 안 하셨어요?

“경험상으로 보면,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이 전부 인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어제 결정 난 거처럼 전체 방송을 못 하게 하기보다는 실명을 빼라든지 방송 내용 중 어떤 걸 빼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이 못 나갈 거라는 생각은 안 했고요. 만에 하나 방송이 못 나가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저희가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이 있잖아요. 실제로 방송 금지 가처분이 걸린 시점에서 9부 영상을 올렸더니 많은 분이 찾아와서 조시고 ‘이게 방송 가처분 걸려 있는 내용이구나’라며 댓글을 달아 주셨고요, 지금은 워낙 다채널 시대라서 방송 금지 가처분이 예전처럼 아예 입을 틀어막는 효과는 없다고 생각해요.”

- 1부가 ‘스폰서 검사’편이고 2부가 ‘검사와 금융재벌’편이었잖아요.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있을까요?

“‘죄수와 검사’ 시리즈 자체가 죄수와 검사라는 하나의 타이틀로 묶이기는 했어도 주요 내용이 둘로 나뉘는 거예요. 하나는 2016년에 있었던 김형준 검사 스폰서 사건에서 검사들이 자기 식구의 범죄를 어떻게 축소 은폐했나 하는 부분이고요, 다른 하나는 주식 시장과 검찰의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1, 2부를 나눈 건 너무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 1부 이야기가 김형준 검사 중심이던데 어떤 사람인가요?

“개인적으로 김형준 검사를 모릅니다. 만나본 적도 없고요. 다만 잘 알려진 거처럼 박희태 전 국회 의장 사위고 검찰 내에서 굉장히 화려한 엘리트 검사의 경력을 쌓아오던 사람이죠. 스폰서 사건이 터지기 전만 해도 선후배 검사들로부터 평판도 나쁘지 않았던 사람이에요. 그러나 어떻게 보면 사소하다고 볼 수 있는 계기로 인해서 모든 게 고구마 줄기처럼 끌려 나오며 그의 실체가 드러난 거죠. 그런 걸 보면 과연 이런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검사가 김형준 검사 한 사람 뿐만일까란 생각도 듭니다.”

- 처음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 접했을 때 어떠셨어요?

“사실 김형준 검사 사건은 그 당시 반짝하고 사라진 사건이에요. 2016년 9월 5일 김형준 검사에 대한 첫 보도가 나가고 한 일주일 정도는 온 나라가 시끄러웠죠. 그런데 대검이 검찰 수사에 착수하면서 언론들의 보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요. 결정적으로 2016년 9월 20일 한겨레신문에서 최순실 보도를 시작했어요. 그다음부터는 잘 아시는 것처럼 최순실 정국으로 갔으니 아무도 김형준 검사 사건에는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검찰로서는 운이 좋았던 거죠.

저희가 보도한 시리즈의 제목이 ‘죄수와 검사’인데, 그 이유는 제보자 X 외에도 여러 죄수가 자신이 겪었던 검사들의 비위나 부조리, 제 식구 감싸기를 고발했기 때문이에요. 그중 한 명이, 바로 김형준 검사의 스폰서입니다. 저희가 이분을 어렵게 찾아내서 천천히 소통하면서 하나하나 다시 복기해보니 이게 이런 사건이었구나라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었죠. 그리고 그 스폰서로부터 사건의 이면을 듣고 당시의 객관적 기록을 통해 검증하면서 저희도 깜짝 놀란 거죠.”

- 김형준 검사와 스폰서 김 씨 사이에 누가 먼저 배신했는지 따지는 게 애매하다면서요?

“김형준 검사 입장에서 술 얻어먹은 건 사실이지만 왜 네가 사업하다 잘못해서 고소당하고 비밀 장부에 내 이름 적어 놓아서 고소장에 내 이름이 나오게 만드냐라고 억울할 수 있죠. 스폰서 김 씨 입장에서는 그동안 김형준 검사에게 그렇게 공을 많이 들였는데 이거 하나 못 도와주냐는 배신감을 느낀 거고요.

기록을 꼼꼼히 따져보면 김형준 검사는 스폰서 김 씨를 도와주는 척하면서 자기 구명 활동을 많이 했어요. 수사 검사를 찾아가서 ‘걔는 법대로 처리하고 나에 대한 소문만 안 나가게 해줘’라고 했던 기록들이 남아있거든요. 스폰서 김 씨는 그게 불안하니까 검사나 수사관들에게 조금씩 김형준 검사에 대한 비리를 흘린 거예요. 그래서 누가 누구를 배신했다고 딱 떨어지게 말하기는 어렵고요.”

- 김형준 검사와 스폰서 김 씨 통화가 나오던데 어떻게 구하셨어요?

“스폰서 김 씨가 녹음한 걸 받은 거고요. 사실 그 내용 자체는 2016년에 이미 보도된 내용이에요. 그러나 텍스트였죠. 텍스트로 읽는 것과 귀로 듣는 건 다르잖아요, 귀로 직접 들어보면 말하는 사람의 감정 상태가 다 느껴지잖아요. 그걸 듣고 많은 걸 함축하는 통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는 ‘죄수와 검사’ 보도할 때 이 통화는 안 썼어요. 기자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 같은 것이 있기 때문에 이미 알려진 내용을 뭐하러 또 쓰나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데 역시 PD들은 감각이 다르더라고요. PD들이 이 통화를 길게 방송에 집어넣으니까 그 자체로 검사들의 민낯을 생생히 보여주는 효과적인 장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뉴스타파도 이 부분은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 뒤늦게 통화 파일 풀버전을 저희 채널에 올렸죠.”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화면 캡처>

“기소전 단계는 깜깜이 블랙박스…판사 출신보다 검사 출신 전관이 더 위험”

- 또 등장하는 게 손영배 검사잖아요. 손 검사가 박모 변호사와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 통화기록이 있다니 길은 지 짧은지 묻는 게 웃기던데.

“방송만 보면 제가 함정 판 거처럼 보이지만 그런 의도가 있던 건 아니고요. 손 검사가 천연덕스럽고 당당하게 거짓말할 거라고는 예상 못 했어요. 저도 처음엔 당황했습니다. 만약 저희에게 통화기록이 없었다면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당당히 얘기했고요. 다른 정황들, 예를 들어 신현식 변호사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그걸 탄핵할 수 있는 얘기들을 너무 잘 준비된 형태로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한테는 운 좋게도 통화 기록이라는 물증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거짓을 밝혀낼 수 있었던 거죠.

이번 일 겪고 나니 취재원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회의가 들더라고요. 보셔서 아시겠지만 몇 번 통화 하셨지 않냐고 했더니 그게 다 긴 통화냐고 물어요. 전혀 맥락에 안 맞는 얘기죠. 아마 본인은 그게 다 짧은 통화이기 때문에 중요한 얘기는 안 했다고 주장하고 싶었겠죠. 하지만 통화가 170번이 넘는 데 그중에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죠. 당연한 얘기잖아요.”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화면 캡처>

- 김형준 검사가 구속되었다가 집행유예로 풀러 나와 하는 말이 반성하며 조용히 살겠다고 하잖아요. 근데 복직 소송 등 걸었다면서요? 앞에서는 반성하며 조용히 살겠다고 하고 뒤로는 소송하는 게 뻔뻔한 것 같아요.

“검사들 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검찰 총장이 사과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여러 가지 조치를 국민 앞에 약속하잖아요. 저는 김형준 검사 개인이 보여준 이율배반이, 검찰이라는 조직에도 똑같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앞에서는 반성한다고 하는 데 저 집단이 정말 반성하고 저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서 내놓고 있는 건가란 의심이 들어요. 그런 걸 조사하겠다고 감찰팀 만들었지만, 감찰팀이 구속기소 한 검사가 한 명도 없다는 거 아니에요? 결국 검사들이 검찰이라는 무소불위의 집단 안에서 권력과 특권을 누리며 안온하게 살고 있는데, 자기들이 누리는 것이 엄청난 특권과 기득권이라는 걸 인식 하지 못한 채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그 정도의 특권과 기득권이 벌어지면 누구라도 그런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거든요. 저나 이 기자님도 그런 특권이 주어지면 그렇게 행동할 구조적 가능성이 있는 거예요. 검찰은 그걸 예외적 사례로 치부하고 썩은 사과 솎아내듯 솎아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게 아니라 전체 사과가 언제든 다 썩을 수 있는 유독 가스 속에 들어 있다고 보는 게 맞죠. 그런 면에서 김형준 검사의 이율배반적 행동은 검사집단 전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이율배반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 2부에서는 유준원 상상인 대표 이야기가 나왔죠. 유 대표는 한 번도 수사 한 받았다고 하는 데 그게 박모 변호사의 힘인가요?

“그 정도로 큰 금융 그룹을 일군 사람이 거기까지 올라가는데 수많은 법적 이슈가 있었을 텐데 과연 박모라는 전관 변호사 한 명에만 의존했겠냐는 의심이 들죠. 검찰과의 로비 창구가 박 변호사 하나만은 아닐 거로 생각해요. 그건 저희가 모르고 증거가 없으니 얘기 못 하는 거뿐이죠. 아마 박모 변호사의 경우처럼 유준원 대표의 통화내역이나 계좌내역 같은 걸 저희가 입수할 수 있어서 들여다보면 단서를 더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어차피 손영배 검사와 박모 변호사의 연결지점이 있잖아요. 그렇다면 어느 정도 합리적 의심이 가능할 것 같아요.

“맞아요. 재밌는 것 중 하나가 이들이 다 연대 출신이잖아요. 유준원 대표, 박모 변호사, 손영배 검사가 다 연대 출신입니다. 그리고 스폰서 김 씨 사건 수사한 검사도 연대 출신이에요. 김형준 검사는 서울대 출신이지만 유준원 대표와는 또 고등학교로 연결되어 있죠. 제가 생각하기엔 학연이고 지연이건 뭐건 동원할 수 있는 커넥션은 다 동원해서 검찰과의 끈을 마련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이건 그야말로 소설이나 공상 같은 얘기지만, 저는 유준원 대표나 박모 변호사가 일부 검사들에게 투자 정보를 알려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경제적 이권을 제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일이 아니라면,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성인 남성들끼리 1년에 몇백 번 통화할 일이 있을까요?” 

- 제보자 X는 검사가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이유를 전관 시장으로 꼽잖아요. 검찰개혁과 전관이 어떤 연관이 있는 거죠?

“기본적으로 판사 출신 전관과 검찰 출신 전관을 비교해보면 판사 출신 전관이 힘을 발휘하는 건 일단 재판이 시작된 이후의 단계예요. 기본적으로 판사는 평생 재판을 했기 때문에 재판의 논리를 잘 알잖아요. 이런 경험들이 서면을 쓴다거나 재판에서 변론한다거나 할 때 작용을 할 거예요. 물론 전관 출신이라면 담당 판사와의 인연도 있을 수 있겠고, 그런 점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도 있죠. 그러나 어쨌든 재판 이후의 과정은 공개되어있는 과정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판사 출신 전관의 영향력은 감시가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고 봐요.

그런데 검찰 출신 전관이 힘을 쓰는 단계는 검찰이 기소하기 전, 수사 단계인 거예요. 검찰이 기소하기 전에 구속 수사해야 할 사람인데 구속을 막아준다거나 구형을 낮춰준다거나, 아니면 범죄 혐의가 여러 가지인데 한두 가지만 기소한다거나, 이런 보이지 않는 부분에 힘을 쓸 수 있는 게 검찰 출신 전관이거든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거처럼 기소 전 단계는 깜깜한 블랙박스 안에 있거든요. 그런데 검사들은 누구나 퇴직하면 전관 변호사가 되거든요. 그럼 그 블랙박스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겠냐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판사 출신 전관도 위험하지만, 검사 출신 전관이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는 구조적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거죠.

지금 검찰이 특수 수사나 금융, 기업 수사는 놓지 못하겠다고 하잖아요? 형사 사건은 안 해도 된다는 거예요. 이건 제보자 X가 한 이야기지만, 변호사 시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형사사건은 돈이 안 돼요. 수임료가 기껏해야 몇백에서 1, 2천이란 말이에요. 그러나 특수 사건과 기업 사건은 변호사비가 수십억씩 오가기도 하거든요. 이런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검찰이 왜 특수수사와 금융 수사를 안 놓으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돈 때문이라는 거죠. 왜냐면 그래야 자기들이 전관 출신 민원을 들어줄 수 있고 자기도 옷 벗고 나가면 전관이 될 텐데 자기도 그걸 이용해 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거잖아요.”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화면 캡처>

- 취재하며 느낀 점 있나요?

“물론 정의롭고 선 넘지 않는 검사가 더 많을 거로 생각해요. 그러나 검사라는 집단으로 보면, 이 집단이 하나의 특수계급이 되어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헌법 11조에 특수계급의 존재는 인정하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검사라는 건 이미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사 여탈권을 좌지우지하는 특수 계급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헌법적인 집단이죠. 그 집단 안에서 개인으로서 깨끗하게 산다고 해도 제도와 법과 관행에 의해 주어진 특권이 너무 많기 때문에 자신이 특수 계급의 일원이라는 건 부인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 시청자에게 전하려는 메시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사람은 살면서 검찰 조사를 받을 일이 없잖아요. 그래서 검찰개혁 문제가 피부에 와닿지 않을 거고, 남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이 나라는 법으로 다스려지는 민주 공화국인데 단 한 사람 혹은 단 하나의 집단이라 할지도 법 앞에 평등하지 않으면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지 않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특권적인 검찰의 문제는 민주 공화국의 시민인 나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문제예요. 그런 점에서 검찰개혁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의 이영광 기자님 인터뷰 많이 보고 있고요.  독자님들도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관심과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뉴스타파가 지금 소송에 휘말리게 되어서 시민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거든요. 뉴스타파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여유 되시면 후원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화면 캡처>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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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0 11:28:27
<![CDATA["일본은 도쿄올림픽 이후 쇠퇴할 것" 짐 로저스 경고(다음)]]> "일본은 도쿄올림픽 이후 쇠퇴할 것" 짐 로저스 경고김상기 기자 입력 2019.11.10 10:54 수정 2019.11.10 10:56

‘세계 3대 투자자’로 명성을 인정받는 짐 로저스가 또다시 일본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엔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 쇠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짐 로저스. 동양경제 인터넷판 캡처


일본의 유력매체인 동양경제'(toyokeizai.net) 온라인판은 10일 도쿄와 교토, 오사카 등에서 순회강연을 벌인 짐 로저스의 발언을 요약한 투자전문가의 글을 실었다.

로저스는 우선 올림픽으로 일본의 국가 부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로저스는 “역사적으로 올림픽은 국가에 돈벌이가 된 사례가 없다. 단기적인 수익을 될지 몰라도 국가 전체로는 폐해를 끼친다”면서 “일본의 부채는 더욱 커질 것이며 이는 대중에게 나쁜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오래 지나지 않아 올림픽의 폐해가 일본을 침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엉뚱한 돈이 여기저기서 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폭염을 이유로 마라톤과 경보를 삿포로 이전 개최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도쿄도는 마라톤 코스의 도로를 새로 포장하느라 쓴 300억엔을 허공에 날린 셈이 됐다. 삿포로 또한 마라톤 코스를 새로 개발해야 하는데 이 돈은 국가 채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저스는 일본 젊은이들이 패기를 보여주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공무원을 동경하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로저스는 “내가 일본 젊은이라면 이런 현실에 강하게 분노하고 불안으로 가득할 것”이라면서 “일본 젊은이들은 종사 희망 1위로 공무원을 꼽았다고 하는데 이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인적 자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일본으로선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취업을 하는 등 위험을 감수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 일본 젊은이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또 일본 젊은이들은 돈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국가 경제 발전에도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25일 스가와라 잇슈 경제산업상의 낙마를 사죄하고 있다. 스가와라 경제산업상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도발을 주도한 인물로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의혹으로 불명예 사퇴했다. AFP연합


로저스는 2017년 11월 미국의 한 투자 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10살 일본이라면 AK-47 자동소총을 구입하거나 이 나라를 떠나는 걸 선택하겠다”고 발언해 충격을 안겼다. 일본에는 희망이 없다는 걸 극단적으로 예상한 것이다.

로저스는 “그 방송 이후 내 발언이 큰 화제가 됐는데 그건 미래 일본 사회를 응시한 것”이라면서 “이대로라면 지금 일본 아이들의 생활 수준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로저스는 일본의 미래를 매우 암울하게 전망한다. 그는 “30년 후 일본은 우범지대가 될 것이고 50년 후에는 일본 정부에 대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마저 있다”고 혹평했다.

1942년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태어난 로저스는 미국 예일대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한 뒤 월가에 뛰어들었다.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설립해 10년 만에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내면서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이름을 알렸다. 37살 때 은퇴한 그는 2010년 잡지 ‘내셔널 리뷰’와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으로 이주하라’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통일 한국이야말로 미래에 주목받는 곳이 될 것이니 한국에 있어야 부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것이다.

‘아시아 시대’의 도래를 내다본 그는 한국과 중국을 호평하는 대신 일본을 낮게 평가한다. 실제로 그는 2007년 늦둥이 두 딸이 중국어를 보다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로저스는 “자식들이 중국어를 할 수 있게 하라”면서 “그 다음은 스페인어, 한국어, 러시아어다. 일본어는 쇠퇴하는 언어이므로 목록에 없다”고도 했다.

2018년 가을 인구 감소를 이유로 주식 등 일본과 관련한 모든 자산을 팔아치운 그는 아베노믹스가 지속하는 한 일본에 대한 투자는 없다고 단언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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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0 11:23:18
<![CDATA["트럼프는 관제탑에 앉은 아이"...익명 고위관료의 폭로 (Pressian)]]>
"트럼프는 관제탑에 앉은 열두살 애"...익명 고위관료의 폭로
"트럼프의 연임은 재앙" 경고...무슨 내용 담겼나
최종수정 2019.11.09 10:59:38 | 전홍기혜 특파원(=워싱턴) | onscar@pressian.com  

"항공 교통관제탑에서 12세 아이가 항공기가 활주로에 미끄러져 들어오고, 여객기들이 공항을 피하려고 하는 상황에 개의치 않고 버튼을 마구잡이 누르는 형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지켜본 미 행정부 고위 관료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오는 19일 출간된 예정인 <경고>(Warning)의 한 대목이다. 이 책의 저자는 지난 해 9월 <뉴욕타임스>에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세력의 일부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사람이다. (바로보기)지난해 칼럼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익명'(anonymous)으로 출간했고, 출판사 측은 저자가 책을 통한 수익의 전부를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당초 12월에 나올 예정이었던 이 책은 미국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출간이 앞당겨졌다. 이 책의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것임을 저자는 숨기지 않는다. <뉴욕타임스>에 8일(현지시간) 실린 서평에서 따르면, 책 제목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을 연임시키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경고다.

▲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경고> 책 표지. ⓒ뉴욕타임스 화면 갈무리

저자는 "조국(미국)을 사랑하는 많은 합리적인 사람들이 기득권을 뒤흔들고 싶고, 대안이 더 나쁘다고 느꼈기 때문에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나도 같은 심정이었으니 당신(트럼프에게 투표한 유권자)을 안다"고 썼다. 하지만 자신처럼 행정부 내에서 백악관(트럼프 대통령)의 광란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해 제도를 통해 통제하려고 했던 관료들의 노력은 "간지러운 상처를 제대로 덮지 못하는 젖은 반창고"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지난해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는 방식으로 한 '조용한 저항'에 대해 "완전한 실패"라고 평가했다. "당선되지 않은 관료와 내각 임명자들은 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거나 악성 스타일을 수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대로다."

책 속의 트럼프 대통령은 잔인하고, 미숙하며, 국가에 위험한 존재로 묘사된다고 책 원고의 일부를 출간 전에 입수한 <워싱턴 포스트>는 평했다. 이 신문은 "이 책은 도덕성부터 지적 깊이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침없는 연구로 저자는 관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저자는 상당 수의 현 정부 관료와 전직 관료들이 자신의 견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워싱턴 포스트>에 보도된 이 책에 실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화들이다.(바로보기)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바지 벗고 뛰어다니는 늙은 삼촌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심지어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처럼 백악관 참모를 해고할 때도 트위터를 통해 알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벽 3-4시부터 쉴새없이 트위터를 올려 하루에도 수십 건의 트위터 글을 날리기 때문에 그 가운데는 부적절한 언사들이 섞일 수 밖에 없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엉뚱한 트위터 발언과 관련해 행정부 관료들은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완전한 공황 상태"를 맞는다고 저자는 밝혔다.

"그것은 마치 요양원에서 바지를 입지 않은 채 마당을 가로지르며 뛰어다니면서 식당의 음식에 대해 큰 소리로 욕하는 늙은 삼촌을 잡으러 다니는 것과 같다. 당신은 당황스럽지만 동시에 재미있다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삼촌이 매일 그러는 게 아니고, 그의 말이 대중에게 방송되지는 않으며, 일단 바지를 입힐 수 있고, 무엇보다 그가 미국 정부를 이끌 필요가 없다면 말이다."

"트럼프는 여성 백악관 참모들을 '스위티'라고 부른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인식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자의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한 침묵 속에 앉아 들었다. 그는 여성의 화장에 대해 코멘트를 하고, 체중에 대해 농담을 하며, 옷에 대해 평가를 한다. 그는 백악관 참모와 같이 재능 있는 전문가들을 '스위티', '허니'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 부른다. 이는 직장 상사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중 하나다."

트럼프, 멕시코 여성들 언급하며 "남편이 같이 오면 옥수수라도 따게 하는데..."

저자는 트럼프가 집무실 회의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는 이민자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면서 히스패닉 억양을 흉내내며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들과 함께 오는 멕시코 여성들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여성들을 7명의 아이들과 함께 들어오게 한다. 그들은 '제발 도와줘! 남편이 날 떠났어!'라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들은 미국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쓸모가 없다. 적어도 그들이 남편과 함께 들어온다면 우리는 옥수수 같은 것을 따기 위해 그들을 들판에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사우디 칼럼리스트 납치 살해'에 트럼프 "사우디에 맞서면 석유값 올라"

저자는 2018년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아라비아 요원들에 의해 납치, 살해된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왕세자에게 맞서는 일은 어리석다"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백악관 내부 회의에서 밝혔다.

"이 싸움을 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을 일인지 알아? 석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거야. 맙소사. 젠장. 내가 얼마나 어리석어야해?"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조율하는지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 위기를 뚫고 미국을 이끌어갈 능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연방법원 판결에 불만 제기하며 "판사들을 없애자"

저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로 '법'에 대한 무시를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사면권을 대통령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 정도로 여겼다고 한다. 또 2017년 '여행 금지'(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 중 하나로 이란 등 중동 5개국 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한 판결 등 연방법원의 판결에 불만이 있을 때마다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변호사들에게 연방법원 판사의 수를 줄이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판관들만 없애면 되는 겁니까? 판사들을 없애죠. 아예 없어야죠, 정말로."

"트럼프, 참모들에 대한 의심 많아...펜스, 수정헌법 25조에 따른 대통령 해임 찬성했을 것"


이 책은 백악관 고위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정치 행태에 대한 집단적인 문제제기 차원에서 집단 사표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내각의 과반수 이상이 수정헌법 25조에 따라 트럼프를 해임할 준비를 했다면 펜스 부통령이 지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수정헌법 25조에 대해 들은 적도 없다"며 "내가 왜 그러겠냐"고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저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쿠데타를 두려워하고 참모들을 의심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수첩에 낙서를 하고 있는 보좌관을 향해 "뭐하고 있느냐? 수첩에 뭘 쓰고 있냐"고 질타하자 보좌관은 사과하고 수첩을 닫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가 없다는 관료가 있다면 거짓말 하고 있는 것"

마지막으로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의 평가에 대해 이렇게 썼다.

"나는 대통령의 정신적 예민함을 진단할 자격은 없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주 접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목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는 불안정하고, 불분명하며, 혼란스럽고, 쉽게 짜증을 내고, 가끔이 아니라 항상 정보를 종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나 나라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한편 이 책에 대해 백악관은 "허구"라면서 저자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거짓말뿐이어서 이 겁쟁이는 이름도 내걸지 못한 것"이라며 "이 웃음거리를 쓰기로 선택했다면, 기자적 진실성을 갖고 이 책을 책 그대로, 허구의 작품이라는 관점하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전홍기혜 특파원(=워싱턴) (onscar@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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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9 19: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