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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문재인과 바이든, '노태우-부시' 결단을 되살려야 한다(Press) 태생적친미
조회 : 9, 등록일 : 2021/01/11 22:29 (none)

문재인과 바이든, '노태우-부시' 결단을 되살려야 한다

[정욱식 칼럼] 엇갈리는 문재인-김정은, 다시 만날 방법은

북한이 8차 당대회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발신한 메시지의 핵심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부터 중단해달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아직까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남북한 사이의 엇박자가 커질 조짐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추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코로나 협력"부터 시작하자는 제안도 거듭 내놓았다.

이를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과 비교해보면 엇박자는 분명해진다. 그는 이미 코로나 방역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협력과 개별관광을 두고 "비본질적인 문제들"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한미 연합 훈련, 군비증강과 같은 군사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북한이 본질적인 문제로 간주해온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강화"를, 북한이 이미 거부 의사를 밝힌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는 거듭 "협력"을 촉구했다.

▲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청와대

안보를 위하여

위기에 처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살리기 위해서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이 더더욱 절박해졌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안팎에선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해서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집착이 여전히 강한 것 같다. 연합훈련 중단을 결정하면 '북한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라는 비난도 의식하게 될 것이다. 만약에 정부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연합 훈련 강행을 선택하면, 그것은 곧 거의 유일한 정책적 가용 수단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군사훈련은 안보를 튼튼히 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안보는 목적이고 군사훈련은 수단이다. 그런데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동원한 수단이 그 목적인 안보를 저해하고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면, 군사훈련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은 커진다. 지금이 딱 그 상황이다.

안보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그 상대인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밝힌 입장은 첨예한 군비경쟁과 안보딜레마도 불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우 유감스럽고 마땅히 철회되어야 하겠지만, 이게 '있는 그대로의 북한'인 것 또한 사실이다. 동시에 이는 북한이 원하는 길은 아니다.

문재인-바이든, 노태우-부시 결단 되살려야

북한이 최근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1989년부터 시작된 남북 협상 당시 최대 쟁점은 한미 군사 연습인 '팀 스피릿' 훈련이었다. 북한은 때로는 위협으로 때로는 간곡하게 이 훈련의 중단을 요구했다.

한미 양국은 고심 끝에 북한의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 1992년 1월 노태우 대통령과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팀 스피릿' 중단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이러한 결단은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그리고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 가입의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팀스피릿 훈련 중단 선언으로 흥(興)한 한반도 정세는 이 훈련의 재개로 망(亡)하고 말았다. 1992년 10월 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팀 스피릿 훈련 재개 방침을 발표해버린 것이다. 이에 분개한 북한은 1993년 3월 팀스피릿 훈련 재개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 결의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

이른바 '북핵 위기'는 이렇게 시작되고 말았다. 이를 두고 당시 주한 미국대사였던 도널드 그레그는 팀 스피릿 훈련의 재개야말로 한반도 정책의 "가장 큰 실수"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당시 한미 대통령들의 약속이 지켜졌다면, 이후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졌을 것이다. 초기 단계에 있었던 북핵 문제가 진즉에 해결되어 30년 가까이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 없었을 수도 있다.

하여 이번에는 절박한 심정으로 가정해보고 싶다. 29년 전의 약속을 지금이라도 되살린다면,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지막 노력"을 다짐한 문재인 대통령과 곧 취임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하는 질문이다.

  고시쟁이들 20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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