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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베 측근 5060 경제관료 ‘신주류’ 부상…외교보다 패권 중시(한겨레) 대륙을향해
조회 : 15, 등록일 : 2019/08/13 11:15 (none)

아베 측근 5060 경제관료 ‘신주류’ 부상…외교보다 패권 중시

등록 :2019-08-13 10:35수정 :2019-08-13 11:06

한-일 경제전쟁 전문가 진단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④ 일본의 경제보복 누가 주도하나

이마이·하세가와 등 총리 비서진
경제산업성 출신 관료들
총리실·자민당 새로운 실세로

대외 영토대책에 매우 강경하고
위안부 등 역사왜곡 서슴지 않아

일본 맹추격하는 한국 경제 견제
기술패권으로 한반도 개입 셈법
우파 결집·헌법개정 ‘다목적 포석’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는 한국 경제의 급소를 겨냥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한국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과 일본 기업 자산 매각을 예상한 구체적인 대책을 준비해왔다. 총리관저를 중심으로 경제산업성 등이 하루에도 수차례 관련 부처 간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치밀한 경제보복 방안을 마련했다. 총리관저는 한일 양국 간 국민 교류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유지하고, 한국 경제에 충격파를 던질 수 있는 ‘3대 원칙’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한국 경제보복은 명분과 현실 양면에서 엄청난 모순과 괴리로 가득 차 있다. 경제보복인지 수출통제 강화인지, 안보상의 이유라면 왜 먼저 지소미아 파기를 주장하지 않는지, 조건 없이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서 ‘한국에 수출된 불화수소가 북한에 유출되었다’고 근거 없이 한국을 비난하는 것이 맞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베 총리와 측근들, 외무성과 경제산업성, 일본 기업들, 자민당과 우파 언론 사이에 충분한 합의가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일본 관료조직인 외무성이나 경제산업성은 강제동원 문제와 경제보복을 무리하게 엮은 이번 사태에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 글로벌 생산과 유통 사슬로 연결된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규제는 실질적 효과도 없으며, 그 근거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대한 이번 공격은 누가 주도하고 어떻게 만들어져왔을까.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것은 아베 총리의 측근들과 자민당 우파 인사들이다. 아베 총리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정치가와 핵심 관료들인데, 이 가운데 경제산업성과 관련된 정치가나 관료가 많다. 외무성은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베 총리의 외교 브레인으로 알려진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장이나 고노 다로 외무대신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핵심 정책 결정에서 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2015년 12월 한일 정부가 맺은 ‘위안부’ 합의가 지난해 말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결론 나면서 아베 총리에 대한 야치 국장의 영향력은 크게 위축되었다.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 인근 대로변에 일본 아베정권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현수막들은 서대문지역 시민단체·노동조합·정당으로 구성된 ''아베규탄서대문행동''이 설치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 인근 대로변에 일본 아베정권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현수막들은 서대문지역 시민단체·노동조합·정당으로 구성된 ''아베규탄서대문행동''이 설치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아베 총리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정상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는 위안부 합의 제1항에 적혀 있는 ‘총리대신으로서 통절한 사죄와 반성’ 대신, 두번 다시 양국 간 외교쟁점으로 만들거나 국제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 문구에 집착했다.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피해자의 고통을 치유하고 일본이 사죄·반성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한국의 반일 외교 카드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는 보았다. 역사적 교훈과 재발 방지보다, 일본이 사죄하지 않거나 사실을 감추는 것이 중요했다. 강제연행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재검증하거나, 외무성에 지시를 내려 미국 등에서 소녀상 설치를 적극 방해했다. 아베 측근 인사들은 위안부 조작설이나 ‘자발성’을 주장했다. 최근에는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이 전시회장에서 소녀상을 철거했다.

아베 총리와 측근들의 역사 왜곡과 한국 불신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극에 달했다. 한국 사법부 판결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으로 형성된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청구권협정이라는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제 식민통치 35년간 불법점거하에서 개인들이 당한 피해, 삼권분립 원칙, 개인청구권이 살아 있다는 점, 피해자들의 장기간 소송과 고령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한국 정부를 비난하기에 급급했다.

한국을 안보상의 이유로 신뢰할 수 없다는, 그래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처음 나온 것은 한일 초계기/레이더 갈등 사태 이후 올해 1월 자민당 외교부회에서 한 아오야마 시게하루 참의원 의원의 발언이었다.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인 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국 하원 121호 결의안에 반대하는 광고에 참가한 우파 정치가이다. 안보와 통상 전문가로 일본 국회의 경제산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아카이케 마사아키 참의원 의원도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를 구체적으로, 바로 가능한 것부터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세정제인 고순도 불화수소 등의 전략물자 공급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발언도 이때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면서 지속적으로 한미, 한일 간 소통과 대화를 모색해왔다. 그러나 일본은 북한에 대해 납치자, 핵무기, 중단거리 포함 미사일 문제에 대한 완전하고 포괄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믿지 않으며, 북한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일 역사 갈등은 한일 간 대북정책의 격차로 간극이 더욱 커졌다. 급기야 지난 1월 한일 초계기/레이더 사태에서 아베 정권은 이미지 조작을 통해 한국을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만들려 했다. 올해 초 아베 총리의 시정연설에서 ‘한일 간 전략적 이익 공유’라는 내용은 완전히 사라졌다.

아베 정권의 장기집권은 전략도 일관성도 없는 외교정책을 부산물로 만들어내고 있다. 경제보복 정책 결정을 주도한 이들은 아베 충성파들로 오랫동안 아베 총리와 정치일정을 함께한 관료 출신이거나 정치가들이다. 창생일본, 일본회의, 신도정치연맹, 야스쿠니신사 참배 모임에서 장기간 친분을 쌓아왔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들은 최근 외무성을 배제한 채 일본 동북아 외교의 주요 정책 결정을 독점해왔다. 러-일 간 쟁점인 ‘북방 4개섬’ 반환을 러시아에 대한 300억달러 경제협력과 맞바꾸자고 주장한 것도, 미-중 통상마찰에 대비한 헤징(위험분산) 전략으로 중-일 협력관계를 추진해온 것도, 2년 전 외무성에 북한 전담 과를 설치한 것도 이들 핵심 측근이었다.

대표적으로는 경제산업성의 전신인 통산성 관료 출신인 이마이 다카야 정무담당 총리비서관, 마찬가지로 통산성 관료 출신으로 이마이 비서관의 도쿄대 법대 선배이자 중소기업청 장관을 지낸 하세가와 에이이치 총리보좌관, 자민당 내 아베 충성파이자 산업통상 전문가인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헌법 개정을 위해 중의원 의장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은 하기우다 고이치 총리비서관이 있다. 이들은 모두 아베 총리 주변을 맴돌면서 자민당 부회나 총리비서관 활동으로 오랜 신뢰관계를 구축했고, 경제산업성 출신 관료이거나 국회 내 경제산업위원회 소속으로 무역통상과 산업경제에 밝은 점, 일본 정치권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50~60대로 총리관저와 자민당 내 신주류로 자리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9월로 예정된 개각에서 차기 외무상 내정설이 돌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도 2차 아베 내각에서 이미 경제산업상을 역임했다.

이들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영유권 주장과 북방 4개 섬 반환 등 영토 대책에 매우 강경하며, 야스쿠니신사 참배, 일본군 위안부와 난징대학살에 대한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는다. 전략적 판단을 중시하는 외무성 노선에 가까운 야치 쇼타로나 고노 다로 등이 정책 결정에서 배제되면서 이들이 아베 외교의 핵심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이들이 한일 관계 중시 등 전통적인 외교노선과 거리가 멀고, 무역통상의 시각에서 외교 현안을 인식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해법보다 전략적 국익, 동맹보다 통상에 편향된 인식, 다자보다 양자관계 우선, 국익을 내세운 기술패권 행사를 중시하는 것이다. 이들은 총리관저와 관료조직 간 이해 조정보다는 밀실 담합으로 맺어져 있다.

이들의 성향은 아베 정권이 한국에 대해 경제보복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혹을 낳게 한다. 개인청구권과 삼권분립을 무시한 채, 한국이 강제동원 문제 대책을 모두 책임지라고 강요할 뿐만 아니라, 한일 간 피해자-가해자 프레임을 완전히 뒤집으려는 시도도 서슴지 않는다. 갑작스레 일본을 맹추격해온 한국 경제를 꺾으려는 속내도 배제할 수 없다.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소외된 일본이 기술패권을 휘두르면서 한반도 문제에 직접 개입하려는 셈법도 중첩되어 있다. 경제보복을 단초로 한국의 반발을 일으켜 양국 간 긴장과 갈등으로 내부 우파 세력을 결집시켜 헌법 개정 추진에 악용할 수도 있다. 이런 다목적 포석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아베 정권 ‘신주류’ 핵심 인사들의 언행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푸들이문제 2019/08/13
  아주잘한일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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